
봄을 기다리며...
글.그림 장성철/ 건국대디자인대학원 멀티테라피학과 교수
봄은 옵니다.
봄은 언제나처럼 약속하지 않고도 옵니다.
긴 겨울의 침묵을 깨고
그러나 그것은 동면의 침묵이 아닌
물관과 체관의 바쁜 몸놀림 속에 부단히 노력하는
뜨거운 계절이었음을 봄은 압니다.
사람들이 겨울을 견디느라
온갖 부산을 피우는 그 동안에도
침묵의 그 뜨거운 몸놀림으로
마른 온기를 채워가며
그러나 이제는 말없이 기꺼이 봄을 내줍니다.
어느날 갑자기
봄은 느닷없이 옵니다.
황량하게 비어있던 나뭇가지 끝에
잎을 틔우고 꽃을 틔우며
봄은 어느새 옆에 와 있습니다.